그날 퇴근길에 가방이 좀 무거웠고 계단을 빨리 올라갔는데, 혹시 제 부주의 때문에 아기가 위험해진 걸까요? 제가 뭘 잘못해서 이런 일이 생긴 건지 자꾸 제 탓만 하게 돼요.
산모님의 잘못이 절대 아닙니다. 퇴근길의 움직임은 트리거였을 뿐, 근본적으로는 몸의 기운이 많이 약해진 상태였기 때문에 발생한 일입니다.
자책하는 마음이 가장 마음 아픕니다.
무거운 가방이나 계단 이용이 출혈의 계기가 되었을 수는 있지만, 그것이 유산의 근본 원인은 아닙니다.
30대 사무직으로 근무하며 쌓인 만성 피로와 스트레스가 자궁을 지탱하는 기운을 약화해 두었기 때문에 작은 자극에도 몸이 반응한 것입니다.
내가 조금만 조심했다면이라는 생각은 오히려 스트레스 호르몬을 유발해 임신 유지에 방해가 됩니다.
이제부터는 자책 대신, 그동안 고생한 내 몸을 돌보고 아기에게 좋은 환경을 만들어주는 것에만 집중하세요.
지금 한의원에 오신 것 자체가 아기를 지키기 위한 최선의 노력을 다하고 계신 것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