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 다이어트할 때 닭가슴살처럼 퍽퍽하고 마른 음식만 먹는 게 정답인가요? 몸을 '말려야' 살이 빠진다는 말도 있는데, 제 몸에는 어떤 영향을 주는지 궁금해요.
백록담한의원
최연승 대표원장
체중 감량을 단순히 '몸을 말리는 일'이라 여기시면 곤란해요. 무작정 굶는 식단은 기초대사량을 깎아 먹고 에너지를 악착같이 저장하려는 '기아 모드'를 불러오거든요. 한의학에선 이를 비허(脾虛, 비장 기능이 약해짐) 상태라 일컫습니다. 소화 기능이 막히면 노폐물인 담음(痰飮)이 쌓여 오히려 몸이 붓고 무거워지기 마련이죠. 무턱대고 말리기보다 원활한 순환에 집중해야 살이 제대로 빠집니다.
📝 상세 답변
안녕하세요! 백록담한의원 최연승 원장입니다. 저도 한때 '이번엔 무조건 성공한다'는 마음으로 닭가슴살만 고집하며 다이어트를 해본 적이 있습니다. 하지만 살은 빠지지 않고 안색만 흙빛으로 변하며, 속이 더부룩하고 어지러운 증상만 남더군요. 저 역시 이런 시행착오를 겪어봤기에 환자분들의 답답한 마음을 충분히 이해합니다.
먼저 서양의학적 관점에서 이유를 살펴볼까요? 우리 몸은 마른 음식 위주의 불균형한 영양이 지속되면 비상사태를 선포합니다. 대사 속도를 급격히 늦추고 지방을 최대한 저장하려 하기 때문이죠. 이런 과정이 반복되면 호르몬 체계가 무너져, 나중에는 적게 먹어도 금방 살이 붙는 체질로 변하게 됩니다.
한의학에서는 이 현상을 단계적인 과정으로 설명합니다. 시작은 소화기 에너지인 비장이 허해지는 비허(脾虛) 단계입니다. 몸이라는 공장이 제대로 가동되지 않아 정작 필요한 에너지를 만들어내지 못하는 상황입니다.
공장이 멈추면 자연스레 찌꺼기가 쌓이는데, 이를 담음(痰飮)이라고 합니다. 이 끈적한 노폐물이 온몸에 정체되면 몸이 붓고 무거워집니다. 환자분들이 "원장님, 저는 물만 마셔도 부어요"라고 말씀하시는 상태가 바로 이때입니다.
여기서 더 진행되면 혈액이 맑게 흐르지 못하고 굳는 어혈(瘀血)이 생깁니다. 순환이 막히면서 손발은 시린데 정작 하복부에만 살이 집중되는 악순환에 빠지게 됩니다.
닭가슴살 같은 마른 음식 자체가 나쁜 것은 아닙니다. 다만 내 몸의 대사 화력이 꺼진 상태에서 퍽퍽한 음식만 고집하면 몸을 더 건조(燥)하고 딱딱하게 만들 뿐입니다. 지금 환자분께 시급한 것은 몸을 더 말리는 것이 아닙니다. 비장 기능을 되살려 담음과 어혈을 씻어내고, 막힌 순환의 물꼬를 터주어야 살이 제대로 빠지기 시작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