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록담한의원

병원에서 처방받는 먹는 다이어트 약, 정확히 어떤 원리로 살이 빠지게 돕는 건가요?

입으로 먹는 비만치료제는 뇌 중추신경을 자극해 식욕을 억누르며 에너지 소비를 억지로 늘립니다. 저도 예전에 무턱대고 약만 믿다 머리가 핑 돌며 '어질어질'했던 적이 있어 그 고충을 누구보다 잘 알아요. 약이 교감신경을 흥분시키기 때문인데 한의학에서는 이를 기혈(氣血)을 미리 끌어다 쓰는 과정이라 봅니다. 노폐물을 태우는 화력은 좋아져도 몸속 진액이 메마르기 마련이라 세심한 관리를 곁들여야 해요.

다이어트 약, 종류도 참 많고 이름도 제각각이죠? 저도 임상 10년 차를 훌쩍 넘기며 온갖 사례를 다 만났고, 사실 저 역시 몸 관리한답시고 헛발질 좀 해본 사람이라 환자분들 마음이 꼭 제 일 같네요. 병원에서 처방하는 약은 보통 식욕억제제와 흡수차단제로 분류해요. 펜터민 같은 성분은 뇌 속 노르에피네프린이나 세로토닌 같은 신경전달물질을 건드립니다. 뇌를 살짝 속여서 '배부르니 그만 먹어'라고 신호를 보내거나, 심장을 쿵쾅거리게 만들어 기초대사량을 억지로 끌어올리는 원리예요. 이걸 한의학적으로 보면 몸에 쌓인 독소인 담음(痰飮)을 없애려 인위적으로 센 불을 지피는 과정과 비슷해요. 열을 내서 노폐물을 태워버리는 거죠. 그런데 화력이 너무 과하면 탈이 나기 마련이에요. 소화와 영양 흡수를 맡는 비장 기운이 빠지는 비허(脾虛) 증상이 오기도 쉽고요. 기운 흐름이 꽉 막히는 기체(氣滯) 현상 탓에 가슴이 답답하거나 잠을 설치는 분들도 많습니다. 약이 살을 대신 빼주는 게 아니라 내 몸의 에너지를 미리 당겨다 쓰는 셈이죠. 약 끊으면 기운이 쭉 빠지고 요요가 쉽게 찾아오는 이유가 여기 있어요. 그러니 내 체질이 이 강한 자극을 견딜 만한지, 혹은 기혈이 너무 허하지는 않은지부터 꼭 확인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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