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록담한의원

원장님, 유독 허벅지랑 하체만 살이 안 빠지는 이유가 있을까요? 남들처럼 똑같이 굶어도 하체는 그대로인 것 같아서요.

하체 살이 안 빠지는 건 절대 환자분 의지가 부족해서가 아니에요. 오래 앉아 지내는 습관이 하체 순환을 가로막으면, 우리 몸은 인슐린 저항성을 높여 하체에 지방부터 우선 저장하기 시작합니다. 이게 반복되면 지방층이 단단히 굳은 하체 비만으로 고착화되기 마련이죠. 한의학에서는 이런 현상을 비허(脾虛, 비장 기능 저하)로 인해 노폐물이 쌓인 상태로 봅니다. 몸속 쓰레기가 아래로 가라앉아 찰떡처럼 끈끈하게 붙어버린 격이라, 일반적인 다이어트 방법으로는 반응이 참 더딜 수밖에 없답니다.

저도 한의대생 시절 종일 앉아만 있느라 코끼리처럼 부은 다리 때문에 고생 깨나 했답니다. 살은 또 어찌나 안 빠지던지요. 서양의학 관점에서 허벅지는 에스트로겐 수용체가 많고 인슐린 저항성에 유독 민감한 부위입니다. 혈액 순환이 막혀 림프관까지 정체되면 지방세포와 뒤엉키게 마련인데 이게 바로 우리가 아는 단단한 셀룰라이트예요. 한의학은 이 과정을 '순환의 정체'라 진단합니다. 소화 기능이 허해지는 비허(脾虛) 상태에선 몸속 수분이 제대로 돌지 못해 끈적한 노폐물인 담음(痰飮)으로 변하기 쉬워요. 담음은 성질 자체가 무거워 자꾸만 아래로 가라앉으려 하거든요. 여기에 탁한 혈액이 뭉친 어혈(瘀血)까지 더해지면 허벅지 살은 마치 딱딱한 갑옷처럼 굳어버립니다. 하체 비만은 단순히 많이 먹어서 생겼다기보다 노폐물을 내보내지 못해 발생하는 대사 장애라 보아야 합니다. 무작정 굶으며 기운 뺄 게 아니라 막힌 기혈을 뚫고 비장 기능을 되살려 담음을 배출하는 과정이 꼭 필요해요. 혼자 애먼 고생 마시고 본인 체질이 '담음형'인지 '어혈형'인지부터 정확히 확인하는 게 가장 빠른 지름길입니다. 저와 같이 고민하면 충분히 해결할 수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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