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록담한의원

인바디를 쟀는데 복부지방률(WHR)이 높게 나왔어요. 이게 정확히 무슨 뜻이고 왜 살이 안 빠지는 걸까요?

허리 둘레를 엉덩이 둘레로 나눈 수치가 바로 복부지방률(WHR)이에요. 체중계 숫자보다 지방이 어디에 집중됐는지가 건강에는 훨씬 중요합니다. 배에 지방이 쌓이면 인슐린 저항성이 높아져서 지방을 태우기는커녕 자꾸 쌓아두기만 하는 체질로 바뀌거든요. '배가 나왔다'는 건 대사 스위치가 꺼졌다는 몸의 절박한 신호라고 보시면 돼요.

저도 한참 바쁠 땐 인바디 결과지 숫자에 눈앞이 핑 돌곤 했답니다. 이 복부지방률이라는 게 결국 '내장지방'이 얼마나 찼느냐를 보여주는 지표거든요. 우리 몸은 남는 에너지를 일단 배 주위에 저장하고 보는데, 이게 임계점을 넘으면 장기 구석구석 지방이 끼어 대사 흐름을 꽉 막아버려요. 몸 안에서 벌어지는 악순환을 좀 더 자세히 짚어볼까요? 움직임보다 먹는 양이 많으면 간이랑 내장에 기름때가 끼기 마련이에요. 여기서 생긴 만성 염증이 혈당 조절 단추인 인슐린을 고장 내서 '인슐린 저항성'을 만들죠. 이쯤 되면 몸은 지방을 태워 쓸 엄두도 못 내고 그저 쌓아두기만 하는 '살찌는 기계'로 변하고 맙니다. 한의학에선 이런 현상을 비허(脾虛), 즉 소화기 기운이 허해진 상태로 진단해요. 비장이 약해지면 먹은 게 에너지로 안 가고 찌꺼기만 남거든요. 이 노폐물을 담음(痰飮)이라 하는데, 요놈들이 주로 배에 진을 쳐요. 이게 오래 방치되어 혈액순환까지 꼬이면 어혈(瘀血)로 굳어지는데, 그러면 배가 돌처럼 단단해지고 웬만해선 살이 안 빠지는 체질로 굳어버립니다. 그러니까 복부지방률 높다고 무턱대고 굶는 건 금물이에요. 기력이 바닥나서 대사 엔진 자체가 꺼진 상태일지 모르니까요. 오히려 비장 기능을 살려내서 몸 안에 들어찬 담음과 어혈을 스스로 밀어낼 힘을 길러주는 게 건강한 다이어트의 정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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