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 다이어트 식단도 챙겨보고 노력하는데 자꾸 실패해요. 한의원에서는 어떤 단계로 살을 빼는지 궁금해요.
백록담한의원
최연승 대표원장
저도 예전에 식단만 붙잡고 씨름하다 실패해서 자괴감에 빠졌던 적이 참 많았어요. 저희는 무작정 덜 먹으라고 등 떠밀지 않아요. 대신 살이 잘 빠지는 몸의 환경을 조성하는 데 집중합니다. 우선 체질과 비허(脾虛, 소화기 기능 저하)를 면밀히 파악하고, 몸속 노폐물인 담음(痰飮)부터 깨끗이 비워내요. 그러고 나서 대사 기능을 끌어올린 뒤 요요 방지 식습관까지 길들여야 비로소 몸의 기초 공사가 끝납니다. 체질을 새로 설계한다고 생각하시면 이해가 빠르실 거예요.
📝 상세 답변
두부그라탕까지 손수 해 드실 만큼 열심이신데 노력한 만큼 살이 안 빠지니 정말 답답하셨을 것 같아요. 저도 한의사 노릇을 하고 있지만 퇴근길 스트레스에 야식 유혹이 밀려오면 가끔 눈앞이 어질어질하거든요. 그 마음 제가 누구보다 잘 압니다.
한방에서는 체중 감량이 더딘 원인을 단순히 의지 부족으로 치부하지 않아요. 대신 우리 몸의 순환 체계가 고장 났기 때문이라고 진단하죠. 그래서 저는 환자분들께 보통 네 가지 단계를 거쳐 몸을 바꾸자고 제안합니다.
먼저 비허(脾虛) 여부를 살펴야 해요. 소화기인 비장 기운이 약해지면 아무리 좋은 음식을 먹어도 에너지로 쓰질 못하고 죄다 노폐물로 쌓이기 쉽습니다. 내 몸이 지금 연료를 태울 준비가 됐는지 확인하는 게 급선무인 셈이죠.
그다음은 몸속에 고인 담음(痰飮)과 어혈(瘀血)을 정리할 차례예요. 담음은 끈적한 찌꺼기, 어혈은 순환을 방해하는 탁한 피를 뜻합니다. 이런 쓰레기들이 대사 길목을 꽉 막고 있으면 아무리 애써도 살이 안 빠져요. 본격적인 감량에 앞서 길을 청소해 주는 작업이 꼭 필요한 이유입니다.
몸이 깨끗해졌다면 맞춤 한약으로 대사율을 끌어올립니다. 30대 중반만 넘어도 기초대사량이 뚝 떨어지기 마련이잖아요. 바쁜 직장 생활 탓에 운동할 짬이 안 나더라도, 몸이 스스로 에너지를 태우도록 힘을 보태고 가짜 허기까지 다스릴 수 있게 돕겠습니다.
마지막은 바뀐 몸에 적응하는 식습관 체득 단계예요. 무작정 굶는 고행이 아니라 리셋된 몸이 적은 식사량에도 충분히 만족하도록 길들이는 시간이죠. 이렇게 단계를 밟아야 나중에 약을 끊어도 요요가 오지 않아요. 혼자 애쓰며 속앓이하던 시간은 이제 접어두고, 저와 함께 체계적으로 시작해 보셨으면 좋겠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