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 다이어트 중에 치팅데이를 가져도 될까요? 폭식으로 이어질까 봐 걱정인데, 한의학적으로는 어떻게 관리하면 좋을지 궁금해요.
백록담한의원
최연승 대표원장
저도 다이어트할 때 '내일까지만 참자' 하다가 무너진 적이 참 많아 그 마음 잘 알아요. 한의학에선 치팅데이를 단순히 먹는 날로 치지 않습니다. 지친 소화기와 대사 기능을 잠시 달래주는 과정이라 보셔야 해요. 비허(脾虛, 비장 기능 저하) 상태인데 갑자기 과식까지 하면 담음(痰飮, 노폐물)이 쌓이기 마련이죠. 무작정 굶다 폭식하기보다 소화력을 고려한 3단계 보상 원칙을 꼭 지켜주세요.
📝 상세 답변
저도 예전에 다이어트할 때 일주일 꾹 참았다 주말에 몰아 먹고는 월요일마다 몸이 퉁퉁 부어 '어질어질'했던 기억이 나네요. 소위 삽질을 좀 해본 선배로서 말씀드리면, 치팅데이는 심리적 보상뿐 아니라 한의학적으로 정체된 기운을 소통시키는 효과가 큽니다. 다만 자칫 몸에 독이 될 수 있으니 아래 3단계 원칙을 꼭 지켜보세요.
첫째 비허(脾虛)를 달래는 예비 단계가 필수입니다. 비장 기능이 약해진 상태에서 갑자기 고칼로리 음식을 넣으면 몸이 감당하지 못해요. 결국 이를 담음(痰飮, 체내 노폐물)으로 바꿔버리고 맙니다. 치팅 전날까지 너무 극단적으로 굶기보다는 평소 식사량의 70% 정도는 유지하며 비장 기능을 예열해 두는 게 좋습니다.
둘째 따뜻한 성질의 음식으로 위장의 문을 먼저 여는 겁니다. 찬 음식이나 날것은 위장 기능을 급격히 떨어뜨리거든요. 치팅 메뉴를 본격적으로 즐기기 전 따뜻한 차나 익힌 채소를 드셔서 소화기계를 깨워주세요. 그래야 갑작스럽게 음식이 들어와도 기(氣)의 흐름이 막히지 않습니다.
셋째 식후 30분 동안 가벼운 기혈(氣血) 순환을 챙겨주길 권해요. 배불리 먹고 바로 누워버리면 기운이 막히면서 어혈(瘀血, 정체된 피)이 생기기 쉬운 환경이 조성됩니다. 가벼운 산책으로 에너지를 발산시켜야 먹은 영양분이 지방으로 정체되지 않고 제때 에너지로 쓰입니다.
치팅데이는 '폭식'이 아니라 몸과 마음을 달래는 '미식'이어야 해요. 혹시 치팅 후에 소화가 너무 안 되거나 몸이 많이 붓는다면 대사 능력이 상당히 떨어졌다는 신호일 거예요. 그럴 땐 혼자 끙끙 앓지 마시고 한의원에 들러주세요. 체질에 맞는 소화력 관리법을 제가 함께 고민해 드릴게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