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 다이어트 채소구이 위주로 식단 관리 중인데, 한의원 관점에서는 어떤 단계로 접근하는 게 좋을까요?
백록담한의원
최연승 대표원장
단순히 적게 먹는 게 전부는 아니랍니다. 저도 예전에 무작정 굶어보고는 어질어질했던 경험이 있거든요. 한방 다이어트는 몸속 노폐물(老廢物)을 비워내고 떨어진 대사(代謝) 기능을 끌어올리는 과정에 집중해요. 채소구이 같은 식단도 내 몸 상태를 살펴 비우기, 흐름 개선, 체질 강화라는 3단계로 접근해야 효율이 오릅니다. 특히 소화기가 약한 분들은 따뜻하게 익힌 채소가 비장(脾臟) 기능을 돕는 데 큰 힘이 되어줄 거예요.
📝 상세 답변
채소구이 같은 건강 식단을 직접 챙기시는 정성이 정말 대단하십니다. 하지만 "몸에 좋다는 식단을 지키는데 왜 살은 빠지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 답답하실 때가 있으실 거예요. 저 또한 한의사임에도 제 체중을 관리하며 많은 시행착오 끝에 깨달은 점이 하나 있습니다. 단순히 칼로리를 줄이는 것보다, 내 몸의 '대사 사이클'을 다시 가동하는 것이 훨씬 중요하다는 사실입니다.
우선 '담음(痰飮)과 어혈(瘀血)'을 걷어내는 과정이 필요합니다. 담음은 몸속의 끈적한 노폐물, 어혈은 혈액 흐름이 원활하지 못해 생긴 찌꺼기라고 이해하시면 쉽습니다. 배수구가 막혀 있으면 맑은 물을 부어도 금방 넘치듯, 이런 독소가 쌓여 있으면 좋은 음식을 먹어도 흡수가 안 되고 몸이 붓게 됩니다. 따라서 노폐물을 배출해 비우는 것이 모든 감량 과정의 시작입니다.
그다음은 '비허(脾虛) 보완'을 통해 대사를 끌어올릴 차례입니다. 소화기인 비장의 기운이 약해지면 에너지를 생성하는 대신 자꾸 지방을 쌓아두려는 성질이 생깁니다. 채소를 생으로 드시기보다 구워 드시는 것은 비장의 부담을 덜어주는 매우 현명한 선택입니다. 한약은 이 과정에서 잠든 신진대사를 깨우는 든든한 조력자가 되어줄 것입니다.
마지막으로 '기혈(氣血) 보충'을 통해 요요를 방지해야 합니다. 다이어트 후반에 기운이 없고 손발이 차가워지는 것은, 몸이 비상사태로 인식해 체지방을 내놓지 않으려 버티는 신호입니다. 이때 부족한 에너지를 채워주어 감량된 체중을 내 진짜 몸무게로 기억하게 만드는 '안착 단계'가 반드시 뒤따라야 합니다.
식단만으로는 해결되지 않는 긴 정체기에 지치셨다면, 현재 내 체질이 어느 지점에서 막혀 있는지 점검해 보시기 바랍니다. 함께 고민하다 보면 생각보다 가까운 곳에서 해결책을 찾으실 수 있을 것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