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 다이어트할 때 두부 같은 건강식 위주로 먹으려고 하는데, 한의학적으로는 어떤 순서로 접근하는 게 좋을까요?
백록담한의원
최연승 대표원장
무작정 두부만 드시기보다 내 몸 상태부터 파악하는 게 우선이에요. 저도 예전엔 적게 먹는 게 최고인 줄 알고 삽질을 꽤 했었거든요. 한의학적 다이어트는 소화기 기능이 저하된 '비허(脾虛)'를 개선하고 노폐물인 '담음(痰飮)'을 빼내는 일부터 시작합니다. 먼저 순환을 막는 찌꺼기를 비워낸 뒤 기력을 보충하고, 식습관을 체질에 맞게 안착시키는 과정을 차근차근 밟아보시길 권해요.
📝 상세 답변
저도 한의대생 때는 '적게 먹고 무작정 뛰면 다 빠지겠지' 싶어서 어질어질할 정도로 운동만 했던 적이 있어요. 그런데 10년 넘게 진료실에서 환자분들을 뵈니, 똑같이 건강식을 드셔도 살이 잘 빠지는 분이 있는 반면 붓기만 하는 분도 계시더라고요. 한의학에서는 이를 칼로리 계산보다는 체질과 대사 효율의 차이로 봅니다. 체계적인 감량을 위한 4단계 과정을 정리해 드릴게요.
첫 번째는 노폐물을 비우는 단계예요. 체내에 쌓인 '담음(痰飮, 체액이 정체되어 생긴 노폐물)'과 '어혈(瘀血, 순환을 방해하는 탁한 혈액)'부터 걷어내야 합니다. 몸속 쓰레기통이 꽉 찼는데 좋은 음식만 넣는다고 대사가 금방 살아나진 않거든요.
다음으로 소화기를 보강해야 합니다. '비허(脾虛, 소화기 기운이 허약함)' 상태라면 두부 같은 고단백 식품도 제대로 흡수하지 못하고 다시 찌꺼기로 만들곤 해요. 소화력을 회복시켜 먹은 음식을 에너지로 쏙쏙 쓰게 만드는 과정입니다.
세 번째는 체질별 조리법을 적용할 차례예요. 두부는 성질이 서늘한 편이라 몸이 찬 분들은 따뜻한 성질의 생강이나 부추를 곁들이는 게 좋죠. 내 몸의 수분 대사 능력에 맞춰 '맞춤형 식단'을 짜는 시기라고 보시면 됩니다.
마지막은 대사 유지 단계입니다. 감량 후 다시 옛날 몸으로 돌아가려는 '요요'를 막기 위해 기초대사량을 고정해야 하거든요. 한약의 도움을 받아 식욕을 달래면서도 몸이 지치지 않게 기력을 관리해 드립니다.
체중계 숫자를 줄이는 게 아니라 내 몸의 '대사 엔진'을 수리하는 과정이라 생각하면 마음이 한결 편하실 거예요. 혼자 고민하며 무작정 굶지 마시고, 내 몸이 지금 어떤 상태인지 저랑 함께 살펴봐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