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록담한의원

식단도 운동도 그대로인데 살이 전혀 안 빠져요. 다이어트 정체기에는 어떤 걸 추천하시나요?

애써도 체중이 꿈쩍 않으면 참 허탈하시죠. 저도 예전에 살 안 빠져서 고생해 본 터라 그 기분 잘 압니다. 정체기에는 몸속 노폐물인 담음(痰飮)을 배출하고 막힌 기운을 뚫어주는 한방 처방이 필요해요. 무작정 굶는 게 능사는 아니거든요. 잠든 대사 기능을 깨워줘야 비로소 살이 빠지기 마련입니다.

식사량을 더 줄여야 하나 고민이 깊으시겠지만, 지금은 몸이 비상 체제로 돌입한 상태라 봐도 무방해요.

한의학에서는 이런 상황을 크게 두 갈래로 풀어갑니다. 우선 몸의 순환을 가로막는 담음(痰飮, 체내 노폐물)이나 어혈(瘀血, 정체된 혈액)을 치워줘야 해요. 배수구 이물질을 제거하듯 막힌 대사를 시원하게 뚫어주는 거죠. 동시에 소화와 대사 기능이 허약해진 비허(脾虛) 상태를 보강해 드립니다. 억지로 살을 빼는 게 아니라, 에너지를 제대로 소비하는 몸으로 되돌리는 과정이에요.

다만 한약이 살을 녹여버리는 마법은 아닙니다. 기운이 뭉친 기체(氣滯) 정도와 체질에 따라 처방이 완전히 달라지니 직접 내원하셔서 진단받으셔야 해요. 기력이 유독 없으셨던 분들은 대사가 활성화되며 초반에 약간의 피로를 느낄 때도 있습니다.

정체기는 몸이 스스로를 재정비하는 소중한 시간이에요. 체중계 숫자만 보기보다 내 몸 어디에 ‘체증’이 생겼는지 파악하는 일이 급선무입니다. 무작정 굶기보다는 꺼져버린 대사 스위치를 다시 켜는 방향으로 가닥을 잡아보셨으면 좋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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