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표원장 최연승
진료를 하다 보면, 여러 곳을 다녀도 좀처럼 낫지 않아 마음까지 지친 분들을 자주 만납니다. 그런 분들을 곁에서 오래 지켜보면서, 자연스럽게 잘 낫지 않는 병에 마음이 많이 가게 되었습니다. 답을 찾고 싶어 한쪽에만 머무르지 않았습니다. 몸이 스트레스에 적응하고 또 무너지는 과정을 들여다보는 현대의 연구들, 기능의학과 통합의학의 시각, 그리고 오랜 한의학의 전통 — 여러 갈래의 관점을 함께 놓고 고민하며 한 분의 몸을 이해하려 합니다. 2010년부터 지금까지, 같은 병이라도 한 분 한 분 몸의 환경이 다르다는 마음으로 처방을 설계합니다.
(검단 · 과민성대장증후군 · 60대 · 은퇴) 은퇴 후 찾아온 갑작스러운 복통과 잦은 화장실 고민
인천 검단 지역에서 30년 넘게 공직 생활을 마치고 은퇴한 60대 남성입니다. 현재는 소규모 텃밭 가꾸기와 지역 봉사 활동을 하며 제2의 인생을 즐기려 노력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최근 부부 동반 여행이나 손주 돌봄 등 외부 활동이 늘어나면서, 외출 전부터 시작되는 아랫배의 불편감과 갑작스러운 배변 신호로 인해 극심한 심리적 위축을 겪고 있는 상태입니다.
손주들을 돌보다가 갑자기 배가 아파 화장실로 달려가면 아이들이 방치될까 봐 겁이 납니다. 이렇게 특정 상황에 대한 불안이 실제 복통으로 이어지는 이유가 무엇인가요?
뇌와 장은 '장-뇌 축(Gut-Brain Axis)'으로 긴밀하게 연결되어 있습니다. 손주 돌봄과 같이 책임감이 따르는 상황에서 느끼는 긴장감이 뇌의 시상하부를 통해 교감신경을 활성화하면, 결장의 운동이 빨라지고 점막의 통증 수용체가 예민해지며 복통이나 배변 충동이 유발될 수 있습니다.
장거리 버스로 여행을 갈 때, 고속도로 위에서 갑자기 신호가 오면 내릴 곳이 없어 낭패를 볼까 봐 외출 전부터 가슴이 두근거립니다. 이런 심리적 압박이 장 기능에 어떤 영향을 주나요?
외출 전부터 느끼는 예기불안은 자율신경계의 불균형을 초래할 수 있습니다. 특히 스트레스나 불안 요소가 지속되면 장의 수축과 이완 조절 능력이 저하되어, 과민성대장증후군과 같은 기능적 장 질환의 양상이 나타나기 쉬운 환경이 조성될 수 있습니다.
은퇴 후 사회 활동 모임에 나가는데, 화장실을 너무 자주 들락거리면 주변 사람들이 제 건강 상태를 오해하거나 좋지 않게 볼까 봐 걱정됩니다. 한의학에서는 이런 정서적 긴장과 장의 관계를 어떻게 보나요?
한의학에서는 정서적 긴장이 간(肝)의 기운을 뭉치게 하여, 간의 기운이 비위(脾胃)의 기능을 억누르는 '간기승비' 현상으로 해석할 수 있습니다. 이는 소화기 계통의 기운 흐름을 방해하여 장 운동의 불규칙함과 복통을 유발하는 원인이 될 수 있습니다.
텃밭 가꾸기나 봉사 활동 중에 갑작스러운 신호가 오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외출 전 식단에서 특히 주의하거나 피해야 할 식재료가 있을까요?
장 내에서 가스를 많이 발생시키는 포드맵(FODMAP) 식품을 일시적으로 제한하는 것이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구체적으로는 양파, 마늘, 콩류, 밀가루 제품이나 일부 유제품 등이 장을 자극할 수 있으므로, 외출 전에는 이러한 식재료의 섭취량을 확인해 보는 것이 좋습니다.
단순히 나이가 들어서 장 기능이 완전히 망가진 것인지 두려움이 큽니다. 일상 속에서 자율신경의 균형을 잡기 위해 실천할 수 있는 방법과 전문가의 도움이 필요한 시점은 언제인가요?
규칙적인 식사 시간 유지, 가벼운 복식 호흡, 하루 30분 정도의 평지 걷기는 자율신경의 안정을 돕는 방법이 될 수 있습니다. 다만, 증상이 일상생활의 제약을 줄 정도로 심하거나 체중 감소, 혈변 등의 증상이 동반된다면 정확한 진단이 필요합니다. 다만 이는 개인차가 있으며 정확한 상태 확인을 위해서는 전문가 상담이 필요합니다.
환자분들이 자주 하시는 질문을 바탕으로 구성한 예시이며, 특정 실제 환자의 사례가 아닙니다.
본 게시물은 의료 정보 제공을 목적으로 하며, 개인의 진단·치료를 대체하지 않습니다. 정확한 진료는 전문 의료기관을 방문하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