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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체는 멀쩡한데 유독 다리만 붓고 살이 안 빠져요. 하체비만이 생기는 진짜 이유가 뭘까요?

하체 비만은 단순히 살이 찐 게 아니라 '순환이 꽉 막힌' 데서 시작돼요. 종일 앉아 있는 습관이 혈액순환을 방해하면 다리가 붓고 지방이 엉겨 붙는 악순환이 생기기 마련이죠. 서양의학에선 림프 순환 저하나 만성 염증으로 보고요. 한의학에선 하초(下焦, 아랫배와 다리)가 차가워져 노폐물인 담음(痰飮)이 다리에 고인 상태라 설명합니다. 무작정 굶기보다 꽉 막힌 흐름부터 시원하게 뚫어주는 게 하체 다이어트의 정답이에요.
저도 하루 종일 진료실을 지키다 보면 저녁 무렵 다리가 코끼리만큼 부어오르곤 합니다. 움푹 팬 양말 자국을 볼 때면 제 마음까지 아찔해지더라고요. 하체 비만으로 고생하는 분들의 몸속 상태는 일종의 '교통 체증'이라고 이해하시면 쉬워요. 서양의학에서는 이 현상을 중력의 영향으로 설명합니다. 혈액과 수분이 아래로 쏠리는데 근력이 약하거나 순환이 정체되면 수분이 다시 위로 올라가지 못하는 거죠. 혈관 밖으로 샌 수분이 림프관으로 다시 들어가지 못하면 결국 '만성 부종'으로 굳어집니다. 방치된 부종은 지방 세포 주변에 염증을 만들고 조직을 딱딱하게 묶어버려요. 이게 바로 우리가 흔히 말하는 셀룰라이트의 정체예요. 한의학에서는 이런 변화를 어혈(瘀血)과 담음(痰飮)의 관점에서 바라봅니다. 어혈은 제대로 흐르지 못해 끈적해진 피를, 담음은 몸속을 떠도는 지저분한 노폐물을 뜻하거든요. 특히 소화기 기능이 약한 비허(脾虛) 상태에 빠지면 수분 대사 능력이 뚝 떨어져서 노폐물이 하체로 자꾸만 가라앉습니다. 여기에 아랫배와 하체가 차가운 '하초한랭(下焦寒冷)'까지 더해지면 상황은 더 나빠져요. 식어버린 엔진에서 기름이 굳듯, 차가운 하체는 지방 분해 속도를 현저히 늦춥니다. 남들만큼 움직이고 덜 먹어도 다리 살이 꿈적 않는 건 의지 부족 때문이 아니에요. 몸 안의 병리적인 순환 장애가 원인인 경우가 많습니다. 무조건 굶기보다 하체의 온기를 되찾고 막힌 기혈 순환을 뚫어주는 치료가 먼저 이루어져야 하는 이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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