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 감수최연승대표원장
원장님, 다이어트 약 먹으면 왜 살이 빠지는 건가요? 정확한 원리가 궁금해요.
쉽게 말씀드릴게요. 보통 다이어트 약은 식욕을 억제하고 에너지 소비를 늘려 체지방을 분해하는 원리로 작동해요. 뇌의 포만감 중추를 자극해 덜 먹게 하고, 교감신경을 활성화해 기초대사량을 끌어올리는 식이죠. 그런데 우리 몸은 갑작스러운 변화에 저항하는 성질이 있거든요. 약을 끊자마자 원래 상태로 되돌아가려는 '요요 현상'이 나타나기 마련입니다.
저도 공부하던 시절엔 '무조건 덜 먹고 더 움직이면 장땡'이라고 생각하며 삽질 좀 했었는데요. 막상 진료실에서 겪어보니 우리 몸이 생각보다 훨씬 복잡하더라고요.
서양의학에서는 GLP-1 같은 호르몬을 조절하거나 신경전달물질에 관여해 섭취량을 줄이고 대사를 끌어올리는 기전에 집중해요. 반면 한의학은 단순히 '적게 먹는 것'보다 '왜 살이 안 빠지는가'라는 환경 자체를 더 중요하게 봅니다.
특히 비만 환자분들은 담음(痰飮)이 쌓여 있는 경우가 많아요. 체내 수분 대사가 꼬이면서 생긴 노폐물 찌꺼기라고 보시면 되는데, 이게 혈관과 조직 사이에 껴 있으면 대사가 더뎌져서 살이 잘 안 빠지기 마련이죠.
여기에 비허(脾虛), 즉 소화기 기능까지 약해지면 영양 흡수는 제대로 안 되는데 몸만 무겁게 느껴지는 상태가 돼요. [담음과 비허 → 대사 저하 → 체중 증가]라는 악순환의 고리가 완성되는 셈입니다.
약으로 억지로 누르기보다 정체된 몸의 흐름을 뚫어주는 게 우선이에요. 그래야 약을 끊고 나서도 스스로 유지할 힘이 생기거든요. 지금 내 상태가 '단순 과식'인지 '대사 저하'인지 함께 고민해 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