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록담한의원

원장님, 다이어트할 때 아메리카노나 블랙커피를 꼭 마시게 되는데요. 이게 정확히 어떤 원리로 살 빠지는 데 도움을 주는 걸까요? 부작용은 없나요?

커피 속 카페인은 교감신경을 자극해 신진대사(新陳代謝)를 일시적으로 확 끌어올려 줍니다. 이 과정에서 체내 지방이 유리지방산으로 분해되어 혈액으로 나오는데 이걸 에너지원으로 먼저 사용하면서 체지방 연소를 돕는 원리예요. 저도 예전엔 살 뺀답시고 커피를 입에 달고 살았지만 과하면 오히려 독이 되더라고요. 몸의 기운을 억지로 끌어다 쓰는 셈이니 적절히 조절하며 드셔야 해요.

커피 속 카페인은 지방 분해 효소인 ‘리파아제’를 활성화해 체내 지방을 에너지로 쓰기 좋은 상태로 만들어 줍니다. 서양의학에서 커피를 훌륭한 대사 촉진제로 꼽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하지만 한의학적 관점에서는 조금 더 신중하게 접근할 필요가 있습니다.

한의학적으로 커피는 성질이 따뜻하며 기운을 위로 끌어올리는 특성이 있습니다. 적당량은 기혈 순환을 돕지만, 과하게 마시면 우리 몸의 소중한 수분인 진액(津液)을 말릴 수 있습니다. 특히 평소 비허(脾虛, 비장 기능이 약해 소화가 잘 안 되는 증상)가 있는 분들은 커피의 자극이 위장 점막을 상하게 하기 쉽습니다. 이로 인해 소화력이 떨어지고 노폐물인 담음(痰飮)이 쌓이면, 몸이 붓고 결국 살이 잘 빠지지 않는 체질로 변할 수 있습니다.

저 또한 한때 '0칼로리니까 괜찮겠지'라는 생각에 하루 네다섯 잔씩 마시며 시행착오를 겪은 적이 있습니다. 하지만 늦게까지 남은 카페인이 심화(心火, 심장의 열기)를 돋워 숙면을 방해하더군요. 잠이 부족하면 몸속에 탁한 피인 어혈(瘀血)이 생기고 스트레스 호르몬이 증가하여, 오히려 뱃살이 늘어나는 결과로 이어집니다.

커피는 다이어트의 든든한 조력자가 될 수는 있지만, 모든 문제를 해결하는 정답은 아닙니다. 하루 1~2잔 정도를 가급적 오후 2시 이전에 즐기시는 것을 권장합니다. 몸이 예민하거나 위장이 약한 분들은 커피 대신 따뜻한 물이나 연한 차로 몸을 달래주는 것이 장기적으로 훨씬 성공적인 감량의 지름길이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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