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 고구마는 건강한 음식인데, 왜 고구마 다이어트를 하면 오히려 살이 더 찌거나 몸이 붓는 기분이 들까요?
백록담한의원
최연승 대표원장
고구마 다이어트는 밥을 고구마로 바꾸는 건데 복합당질이라 혈당에 착할 것 같죠? 그런데 사실 조리법이 관건이에요. 혈당지수(GI)가 조리법 따라 확 달라지거든요. 특히 군고구마는 혈당을 순식간에 끌어올려요. 인슐린이 쏟아져 나오면 남은 에너지가 고스란히 체지방으로 변하죠. 한의학에서는 이런 현상을 '습(濕)'이 쌓인다고 표현합니다. 소화기가 감당하지 못할 당분이 들어오면 몸이 무거워지고 대사가 막히는 법이니까요. 결국 "이건 몸에 좋으니까 괜찮겠지" 하는 안도감이 과식을 부르는 게 진짜 범인입니다.
📝 상세 답변
저도 예전에 다이어트를 위해 고구마를 박스째 사다 놓고 끼니마다 열심히 챙겨 먹은 적이 있습니다. 몸에 좋으니 많이 먹어도 괜찮겠지 생각했지만, 이상하게 속은 더부룩하고 얼굴은 달덩이처럼 붓더군요. 저 역시 직접 시행착오를 겪고 나서야 그 이유를 깨달았습니다.
의학적 기전으로 보면 고구마는 식이섬유가 풍부한 고농축 탄수화물 식품입니다. 특히 구웠을 때 전분이 당분으로 변하며 혈당을 급격히 올리는데, 이때 췌장에서 인슐린이 과다하게 분비됩니다. 인슐린은 혈당을 낮추는 역할뿐만 아니라, 쓰고 남은 당분을 지방세포에 저장하도록 명령하는 ‘지방 저장 호르몬’의 역할도 합니다. 결국 과하게 섭취하면 체지방이 쌓일 수밖에 없습니다.
한의학에서는 이러한 현상을 비허(脾虛)와 습(濕)으로 진단합니다. 소화 운화 능력인 비장(脾)의 기능이 약해진 상태에서 고구마처럼 끈적하고 단 음식을 계속 섭취하면, 몸 안에 담음(痰飮)이라는 노폐물이 생깁니다. 이 담음이 기혈 순환을 방해해 어혈(瘀血, 탁한 피)이 생기기 쉬운 환경을 만들고, 대사 능력이 떨어지면서 ‘물만 먹어도 살찌는 체질’처럼 느껴지게 됩니다.
고구마 자체가 나쁜 것은 아닙니다. 다만 본인의 소화력이나 대사 상태를 살피지 않고 ‘남들이 좋다고 하니까’ 무작정 따라 하는 것이 문제입니다. 만약 고구마를 먹어도 살이 빠지지 않는다면, 이는 음식이 아니라 내 몸의 소화 기운이 정체되었다는 신호입니다. 먼저 내 몸이 당분을 제대로 태울 준비가 되었는지부터 점검해 보시기 바랍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