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록담한의원

선생님, 닭가슴살만 먹고 운동도 열심히 하는데 왜 살이 안 빠질까요? 제 몸에 무슨 문제가 생긴 걸까요?

환자분 몸이 '생존 모드'에 돌입했기 때문이에요. 다이어트를 반복해 대사가 꺾이면 우리 몸은 에너지를 안 쓰려고 기를 쓰고 버티거든요. 서양의학에선 기초대사량 저하라 부르고, 저희 한의학에선 비허(脾虛)라 진단합니다. 소화기 엔진인 비장 기운이 약해지면 에너지를 못 태우고 노폐물인 담음(痰飮)만 쌓이기 마련이죠. 결국 전신 순환이 막혀 뭘 해도 살이 안 빠지는 체질로 굳어지게 됩니다.

저도 한때 다이어트 한답시고 닭가슴살만 고집하다 어질어질했던 기억이 나네요. 무작정 굶고 뛰면 빠질 줄 알았는데 우리 몸이 생각보다 호락호락하지 않더라고요. 저 역시 비슷한 시행착오를 겪어봐서 그 막막한 마음 충분히 이해합니다. 에너지가 갑자기 줄어들면 우리 몸은 바로 '비상 모드'에 돌입해요. 갑상선 호르몬 수치를 조절해서 에너지 소비를 최소화하는 대사 저하 상태를 만드는 거죠. 이런 일이 되풀이되면 나중에는 닭가슴살만 먹어도 몸이 에너지를 악착같이 붙들고 안 내놓게 돼요. 한의학에선 이 과정을 비허(脾虛), 담음(痰飮), 기체(氣滯)라는 순서로 풀이하곤 해요. 우선 무리하게 식단을 줄이면 소화 엔진인 비장(脾)의 힘이 빠지는 비허(脾虛) 상태가 옵니다. 엔진 성능이 떨어지니 섭취한 열량을 제대로 못 태우고 남은 찌꺼기가 몸속에 끈적하게 남는데, 이게 바로 담음(痰飮)이라는 노폐물이에요. 이 담음이 곳곳에 쌓여 기혈 순환을 가로막으면 기체(氣滯) 현상이 발생해요. 꽉 막힌 고속도로에서 차가 못 나가듯 기운이 정체되니 아무리 땀 흘려 운동해도 지방이 타기 힘든 환경이 조성되는 겁니다. 여기에 어혈(瘀血, 정체된 혈액)까지 겹치면 몸이 붓고 무거워지면서 다이어트 효율은 뚝 떨어지기 마련이에요. 지금 환자분께 시급한 건 식사량을 더 줄이는 게 아니라 꺼진 대사 스위치를 다시 올리는 일입니다. 약해진 비장 기능을 살려 담음을 내보내고 막힌 길을 뚫어주는 작업이 먼저예요. 그래야 몸 스스로 에너지를 태울 준비를 마치고 비로소 건강하게 체중이 줄어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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