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록담한의원

식욕 조절도 안 되고 몸이 계속 무거운 고도비만, 도대체 제 몸 안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 건가요?

고도비만은 의지 부족이 아니라, 우리 몸의 대사 시스템이 고장 났기 때문에 생겨요. 인슐린 저항성이 높아지면 에너지를 태우는 대신 지방을 쌓는 데만 급급해집니다. 한방에서는 이를 담음(痰飮)이나 어혈(瘀血) 같은 노폐물이 쌓인 결과로 봐요. 이런 찌꺼기들이 순환을 방해하니, 조금만 먹어도 살이 찌고 붓는 악순환이 꼬리에 꼬리를 물기 마련이죠.

저도 예전에 다이어트 한다고 무작정 굶어봤는데 살은 안 빠지고 머리만 어질어질해서 고생 깨나 했거든요. 진료실에서 만나는 고도비만 환자분들은 의지력이 부족해서라기보다 몸의 배출 시스템이 아예 '파업'을 선언한 상태일 때가 많답니다. 현대 의학에선 인슐린과 렙틴 같은 호르몬이 제 역할을 못 하는 걸 원인으로 꼽아요. 혈당을 조절할 인슐린이 말을 안 듣는 '인슐린 저항성'이 생기면 몸은 에너지를 쓰는 대신 지방 창고에 채우기 바빠지거든요. 그러면 뇌는 배부르다는 신호를 못 받고 계속 '가짜 배고픔'을 보내기 마련이죠. 한의학에선 이 현상을 비허(脾虛)와 연결해 설명합니다. 소화기인 비장 기능이 약해지면 영양분이 기운으로 바뀌지 못하고 끈적한 노폐물인 담음(痰飮)으로 변해버려요. 이 담음이 혈액에 섞여 흐름을 방해하면 피가 탁해지는 어혈(瘀血)까지 생기기도 해요. "물만 마셔도 살이 찐다"는 말씀은 결코 착각이 아니에요. 몸속에 병리적인 노폐물이 가득 차서 대사 도로를 꽉 막고 있기 때문입니다. 이럴 땐 무작정 굶기보다 막힌 길을 시원하게 뚫어주고 비장 기능을 회복시켜야 해요. 스스로 에너지를 태울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게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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