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록담한의원

아이 때 비만도가 어른이 되어서도 영향을 준다는데, 아동 비만도 계산이 정확히 뭐고 왜 다이어트를 힘들게 하나요?

아이들 비만은 단순히 몸무게만 볼 게 아니라 성별과 연령별 성장 곡선을 기준으로 따져봐야 해요. 특히 어린 시절 비만도가 높으면 지방 세포의 크기뿐 아니라 세포 개수(個數) 자체가 늘어나는 게 참 큰 문제입니다. 한 번 늘어난 세포 숫자는 성인이 되어도 사라지지 않거든요. 결국 남들보다 조금만 먹어도 금방 살이 붙는 체질이 되기 쉽답니다. 어릴 적 비만도가 성인 다이어트의 난이도를 결정하는 아주 중요한 지표(指標)인 셈이죠.

"어릴 때 살은 다 키로 간다"는 어른들 말씀, 저도 예전엔 참 믿고 싶었죠. 하지만 막상 진료실에서 마주하는 의학적 진실은 좀 당혹스러울 때가 많아요. 아동 비만도는 보통 BMI(체질량지수)를 또래 아이들과 비교한 백분위로 따지는데, 여기서 비만 판정이 나오면 우리 몸의 지방 세포는 '증식'이라는 단계를 밟습니다. 서양의학에서는 세포 개수가 아예 많아지는 '증식형 비만'을 가장 경계해요. 나중에 어른이 되어 살을 빼더라도 세포 크기만 작아질 뿐, 이미 늘어난 세포 숫자는 그대로 남거든요. 틈만 나면 다시 부풀어 오를 기회를 엿보는 셈이죠. 요요가 유독 심하게 오거나 타고난 체질이 바뀌어버린 근본적인 이유도 바로 여기에 있습니다. 한의학에선 이 현상을 비허(脾虛)와 담음(痰飮)의 고리로 봅니다. 소화기인 비장의 기운이 약해지면(비허) 제대로 처리되지 못한 영양분이 노폐물로 변하는데, 이게 바로 '담음'이에요. 어릴 때부터 몸속에 쌓인 담음은 기혈 순환을 꽉 막아 지방이 잘 연소되지 않는 체질을 만들고, 결국엔 어혈(瘀血)처럼 딱딱하게 굳어 신진대사를 사사건건 방해하곤 하죠. 결국 아이의 비만도를 꼼꼼히 살피는 건 당장의 몸무게 때문만이 아니에요. 평생 써야 할 '대사 엔진'이 처음에 어떻게 세팅되는지 확인하는 과정입니다. 이미 지방 세포 수가 늘어난 뒤라면 남들보다 훨씬 세밀하고 정교한 체질 개선이 뒤따라야 해요. 이 엉킨 매듭을 어디서부터 풀어가면 좋을지, 저와 함께 머리를 맞대고 천천히 고민해 보시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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