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록담한의원

원장님, 요즘 유행하는 닭가슴살 월남쌈이나 야채 김밥 같은 식단 계속해도 괜찮을까요? 추천하시나요?

영양 균형이 좋고 칼로리도 낮아 참 좋지만 단점도 분명합니다. 평소 소화력이 약한 분이 차가운 생채소를 많이 드시면 금세 체기가 돌거나 기운이 쑥 빠지곤 하죠. 남들 유행을 무작정 따라가기보다 내 위장 상태부터 차근차근 살피는 게 우선이에요. 지금 내 몸의 소화력과 컨디션에 맞춰서 재료를 영리하게 조절하며 드셔야 한답니다.

저도 살 빼려고 닭가슴살이랑 생야채만 무식하게 산더미처럼 먹어본 적이 있어요. 딱 이틀 지나니까 속은 더부룩하고 머리가 핑 돌더라고요. 직접 고생해보고 나서야 제 몸 상태를 무시했다는 걸 깨달았습니다.

물론 이런 식단이 나쁘다는 건 아니에요. 단백질이랑 식이섬유를 한 번에 챙기기 좋고 포만감도 대단하니까요. 원재료 위주로 드시는 거라 혈당 조절에는 확실히 도움 됩니다.

그런데 한의학적으로 보면 걱정스러운 부분이 좀 있어요. 바로 비허(脾虛) 때문인데요. 소화기 기능이 약한 분들이 차가운 성질을 지닌 생채소를 너무 많이 먹으면, 그걸 소화시키려다 에너지가 다 바닥나버려요.

대사가 엉망이 되면 '담음(痰飮)'이라는 노폐물이 몸 구석구석 쌓이기 마련입니다. 특히 평소 손발이 차거나 잘 붓는 분들은 생야채 위주 식단이 오히려 몸을 천근만근 무겁게 만들 수 있어요.

그래서 저는 본인 상태에 맞춰 조절하시길 권합니다. 몸에 열이 많고 소화력도 좋다면 아주 훌륭한 한 끼겠죠. 반대로 기운 없고 몸 찬 분들은 채소를 살짝 데치거나 따뜻한 성질의 식재료를 곁들이는 요령이 필요해요. 내 몸이 지금 이 음식을 받아들일 준비가 됐는지 살피는 게 가장 먼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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