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 칼로리 계산기 어플로 식단을 기록하고 있는데, 한의사 선생님은 이런 방식을 추천하시나요?
백록담한의원
최연승 대표원장
칼로리 앱으로 식습관을 살피는 건 좋지만, 숫자에만 매달리면 정작 몸이 보내는 신호를 놓치곤 해요. 한의학에선 수치보다 소화 상태나 '담음(痰飮)' 같은 노폐물이 쌓였는지를 훨씬 중요하게 보거든요. 앱은 가볍게 참고만 하시고, 내 몸 컨디션에 딱 맞는 식사법을 챙겨보셨으면 좋겠습니다.
📝 상세 답변
저도 예전에 살 뺀다고 칼로리를 하나하나 입력해 본 적이 있는데요. 이게 해보니까 보통 피곤한 일이 아니더라고요. 먹는 즐거움은 온데간데없고 숫자 채우는 숙제처럼 느껴져서 '내가 지금 뭘 하고 있나' 싶을 때도 잦았죠. 직접 이런저런 고생을 해본 뒤에야 느낀 점들을 솔직하게 말씀드릴게요.
칼로리 계산 앱, 장점은 확실해요. 무심코 입에 넣던 간식이나 음료의 열량을 눈으로 직접 확인하니 내 식습관이 객관적으로 보이거든요. 데이터가 차곡차곡 쌓이면 내 몸을 잘 통제하고 있다는 심리적 안도감도 생기기 마련이고요. 다만 숫자에 매몰되는 강박은 경계해야 합니다. 우리 몸은 기계적인 계산기가 아니에요. 같은 칼로리를 섭취해도 당시 내 몸 상태가 어떤지가 훨씬 더 중요하답니다.
한의학에서는 비장 기능이 약해진 비허(脾虛) 상태를 무척 조심스럽게 봐요. 소화력이 떨어진 상태에서 무작정 칼로리 숫자만 끼워 맞추면 어떻게 될까요? 몸속에 담음(痰飮)이나 어혈(瘀血) 같은 노폐물이 쌓이면서 오히려 신진대사가 뚝 떨어질 위험이 큽니다. 앱은 내 몸의 실제 연소 효율이나 그날그날의 컨디션까지는 도저히 읽어내지 못하니까요.
그래서 저는 앱을 내 삶의 '주인'이 아닌 보조적인 '비서'로만 활용하시길 권해요. 기록은 나쁜 습관을 파악하는 용도로만 쓰세요. 그보다는 오늘 소화는 잘 되는지, 몸은 가뿐한지 같은 내 몸의 생생한 신호에 먼저 귀를 기울이는 편이 장기적으로 훨씬 이득입니다. 상황에 맞춰 유연하게 식단을 조절해 나가는 나만의 감각을 익히는 게 다이어트의 진짜 핵심이에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