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 감수최연승대표원장
스트레스받을 때마다 자꾸 폭식하게 되는데, 한의학에서는 어떻게 개선하는지 궁금해요.
스트레스 폭식은 간 기능이 울체되면서 생기는 경우가 많습니다. 초기 1~2주는 간기(肝氣)를 풀어주는 치료로 식욕이 안정되는 분들이 많고, 3~4주째 소화 기능이 살아나면서 더부룩함이 줄어듭니다. 2개월 정도 꾸준히 관리하면 식탐 자체가 가벼워지는 체감을 하시는 분들이 대부분입니다.
스트레스성 폭식은 한의학에서 간기울결(肝氣鬱結)이 가장 큰 원인으로 봅니다. 간(肝)은 감정을 조절하고 기(氣)를 원활히 흐르게 하는데, 스트레스가 쌓이면 간기가 막히면서 식욕 중추도 같이 흔들려요. 이 상태가 오래가면 비허(脾虛)로 이어집니다. 비장 기능이 약해지면 음식이 제대로 소화되지 않고 담음(痰飮)이 생기는데, 이게 다시 허기를 자극하는 악순환이 생깁니다.
저희 백록담한의원에서는 크게 세 단계로 접근합니다.
**1~2주: 간기 소통 단계**
스트레스로 얽힌 기 흐름을 먼저 풀어줍니다. 간기를 소통시키는 한약(예: 시호, 백작약 계열)을 쓰고, 일부 환자분들은 이 시기에 이미 ‘왜 그렇게 예민하게 먹었나’ 싶을 정도로 식욕이 가라앉는다고 말씀하십니다. 물론 사람마다 차이는 있습니다.
**3~4주: 비위 강화 단계**
비허(脾虛)가 해소되면서 소화 흡수 기능이 정상화됩니다. 음식이 잘 소화되니 배고픔이 덜 급해지고, 폭식 충동이 줄어들기 시작합니다. 이 시기엔 속이 더부룩하거나 가스가 차던 증상도 함께 개선되는 분이 많습니다.
**5주~2개월: 체질 조절 단계**
간과 비(脾)의 균형이 잡힌 상태에서 체질에 맞는 한약이나 생활 습관을 제안드립니다. 예를 들어 담음(痰飮) 성향이 강했던 분은 소화에 부담 덜 되는 식단을, 간울(肝鬱)이 심했던 분은 적당한 유산소 운동을 권합니다. 이 단계가 지나면 ‘스트레스가 와도 예전처럼 폭식하지 않게 된다’고 느끼는 환자분들이 많습니다.
다만 개인 체질과 폭식 정도에 따라 반응 속도는 다를 수 있고, 치료 중간에 일시적으로 식욕이 다시오르는 ‘조정기’를 겪는 분도 계십니다. 한약은 폭식 충동 자체를 없애는 게 아니라 몸이 스트레스를 다루는 방식을 바꾸도록 도와주는 거라고 생각하시면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