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록담한의원

다이어트약을 먹으면 생리불순이 온다는데, 정확히 왜 그런 현상이 생기나요?

갑자기 살이 빠지거나 약물 반응이 오면 몸의 항상성이 깨지기 쉬워요. 급격하게 열량을 제한하고 약물 자극이 가해지면 시상하부-뇌하수체-난소 축(HPO axis)에 교란이 생기거든요. 여기서 여성 호르몬 분비 불균형이 일어나며 생리 주기가 변하거나 무월경 증상이 나타나게 됩니다. 단순히 체중이 줄어서라기보다, 우리 몸이 지금을 '위기 상황'이라 판단해 생식 기능을 잠시 접어두는 일종의 생존 전략이라고 보시면 돼요.

저도 공부하던 시절이나 진료실에서 이런 분들을 뵈면 참 마음이 안 좋아요. 우리 몸은 생각보다 보수적이라 에너지가 갑자기 떨어지면 '지금은 아이 가질 때가 아니네'라고 판단하거든요. 그래서 생리라는 기능을 잠시 꺼두는 거예요. 양의학적으로는 호르몬 조절 축에 과부하가 걸린 상태라 보는데, 한의학의 '혈허(血虛)' 상태, 즉 혈액과 영양분이 부족한 상황과 일맥상통합니다. 특히 다이어트 약 때문에 교감신경이 과하게 흥분하면 기운이 한쪽으로 쏠려 하초(下焦, 골반 내 장기 부위)까지 영양분이 제대로 전달되지 않아요. 여기에 어혈(瘀血, 정체되어 흐르지 않는 혈액)이나 담음(痰飮, 노폐물)까지 쌓이면 자궁 주변 순환은 더 더뎌지기 마련이죠. 결국 생리혈 양이 줄거나 주기가 밀리는 현상이 나타납니다. 저 역시 예전에 무리하게 식단을 조절하다 컨디션이 엉망이 돼서 어질어질했던 기억이 있어 그 고충 충분히 이해해요. 무작정 굶거나 강한 약에 의존하기보다 내 몸의 기운부터 살펴야 합니다. 특히 비허(脾虛, 소화 흡수 기능 저하) 상태에서 무리하게 약을 쓰면 부작용이 더 쉽게 올 수 있거든요. 지금 몸의 순환 상태가 어떤지 함께 고민하며 조절하는 과정이 꼭 필요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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