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록담한의원

닭가슴살만 먹고 버티는데 왜 살은 안 빠지고 몸만 더 무거운 걸까요?

"어떤 걸 먹느냐"보다 내 몸이 그걸 "어떻게 처리하느냐"가 더 중요해요. 무리하게 굶으면 우리 몸은 살아남으려고 대사율을 바닥까지 낮춰버리거든요. 대사가 떨어지니 에너지가 안 타고, 몸속엔 노폐물인 어혈(瘀血)이 쌓이면서 부종과 지방이 뒤엉켜 살이 안 빠지는 몸이 되는 거죠. 한의학에서는 이런 현상을 기운이 모자라 순환이 멈춘 상태로 봅니다.

저도 원장이 되기 전에는 닭가슴살 위주의 식단과 운동에 매달렸습니다. 하지만 머리는 핑 돌고 몸은 팅팅 부어 고생이 많았죠. 당시에는 노력이 부족한 탓이라 생각했지만, 한의사가 되고 보니 제 몸을 혹사시킨 잘못된 방법이었음을 깨달았습니다.

의학적으로 영양 불균형은 인슐린 저항성을 높입니다. 그러면 몸이 지방을 태우기보다 자꾸 저장하려는 체질로 바뀌게 됩니다. 이 악순환을 끊지 못하면 식단을 아무리 바꿔도 체중계 숫자는 요지부동일 수밖에 없습니다.

한의학에서는 이 현상을 세 단계로 분석합니다.

  • 우선 비허(脾虛)가 있습니다. 소화와 흡수를 담당하는 비장 기능이 약해지면 음식을 에너지로 바꾸지 못하고 찌꺼기로 남깁니다. 기운은 없는데 살만 찌는 억울한 상황이 발생하는 이유입니다.
  • 다음은 대사되지 못한 노폐물이 끈적한 가래처럼 몸속에 정체되는 담음(痰飮) 단계입니다. 몸이 천근만근 무겁거나 아침마다 붓는 분들이 주로 여기에 해당합니다.
  • 마지막은 어혈(瘀血)입니다. 혈액순환이 정체되어 노폐물이 지방과 엉겨 붙어 딱딱하게 굳은 상태를 말합니다. 이 단계에 이르면 운동만으로는 살을 빼기가 매우 힘들어집니다.

다이어트의 핵심은 무조건 굶는 것이 아니라, 비장 기능을 회복시켜 담음과 어혈을 스스로 배출하게 만드는 체질 개선에 있습니다. 저와 함께 고민하며 꽉 막힌 몸의 순환을 시원하게 깨워보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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