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 감수최연승대표원장
다이어트하다 보면 꼭 온다는 '정체기', 정확히 무엇이고 왜 생기는 건가요?
정체기는 살이 빠지면서 우리 몸이 스스로를 지키기 위해 대사량을 낮추는 지극히 정상적인 과정이에요.
1. 우선 체중이 줄면 기초대사량도 함께 떨어지기 마련입니다.
2. 우리 몸은 비상 상황이라 느끼고 에너지를 꽉 움켜쥐는 '절약 모드'로 돌입하죠.
3. 섭취량과 소모량이 딱 평형을 이루면서 체중계 숫자가 멈추게 됩니다.
한의학에서는 이를 기혈(氣血)이 소진되어 대사 엔진이 잠시 꺼진 비허(脾虛) 상태라고 설명해요.
저도 예전에 다이어트를 할 때 정체기가 오면 참 막막했습니다. 식단을 조절하고 운동량을 늘려도 체중계 숫자가 그대로이니, '내가 뭘 잘못하고 있나' 싶어 시행착오를 겪기도 했죠. 하지만 이는 환자분의 잘못이 아니라, 우리 몸이 가동한 정교한 방어 시스템 때문입니다.
서양의학에서는 이를 '대사 적응(Metabolic Adaptation)'이라고 합니다. 체중이 감소하면 우리 몸은 생존을 위해 위기감을 느끼고, 갑상선 호르몬 등을 조절해 기초대사량을 낮춥니다. 마치 자동차가 연료를 아끼기 위해 강제로 연비를 높인 상태와 같습니다.
한의학에서는 이러한 정체기의 원인을 크게 두 가지 병리로 봅니다.
- 비허(脾虛): 에너지를 생성하고 운반하는 비장(脾)의 기능이 허(虛)해진 상태입니다. 과도한 소식이나 무리한 활동으로 몸의 '불씨'가 약해지면 에너지 연소가 더뎌지게 됩니다.
- 기체(氣滯)와 담음(痰飮): 다이어트 스트레스로 기의 흐름이 막히면(기체), 몸속에 노폐물(담음)이 쌓여 신진대사가 정체됩니다. 이는 마치 물길이 막혀 물이 고이는 것과 비슷합니다.
정체기는 잠시 쉬어가며 기운을 보강하라는 몸의 신호입니다. 이럴 때는 무작정 굶기보다 한약을 통해 약해진 비장 기능을 돕고 기혈 순환을 원활하게 해주어야 합니다. 꺼진 엔진을 다시 돌리는 과정이 필요한 셈입니다. 너무 지치지 마세요. 지금 환자분의 몸은 새로운 체중에 적응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는 중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