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록담한의원

BMI 30이 넘으면 고도비만이라는데, 이게 정확히 어떤 상태인가요? 남들보다 유독 살이 더 안 빠지는 이유가 궁금해요.

BMI(체질량지수) 30 이상이면 의학적으로 고도비만이라 진단해요. 단순히 체중만 늘어난 게 아니라 우리 몸이 '에너지 저장 모드'로 굳어진 상태죠. 쌓인 지방이 만성 염증을 만들고 인슐린 저항성을 높이기 때문입니다. 한의학에선 담음(痰飮, 노폐물)이 고여 기혈 순환이 멈췄다고 봐요. 그러니 식사량만 줄여서는 살이 도통 빠지지 않는 체질로 변하기 마련입니다.

저도 예전에 체중 조절한다고 고생 꽤나 해봐서 그 막막한 심정 누구보다 잘 압니다. 고도비만은 단순히 의지 부족 탓이 아니라 몸의 시스템 자체가 고장 난 상태라고 이해해야 돼요. 서양의학에서는 이걸 어떻게 설명할까요? 지방세포가 감당 못 할 만큼 커지면 몸은 비상사태를 선포합니다. 이때 나온 염증 물질이 인슐린 저항성을 일으키죠(A). 그러면 에너지를 태우지는 못하고 자꾸 지방으로 쌓기만 하는 체질로 변합니다(B). 결국 포만감을 느끼는 뇌 신호까지 망가져서, 남들보다 배는 더 고픈데 살은 안 빠지는 지독한 악순환(C)에 빠지기 마련이에요. 한의학에서는 이 원인을 세 가지로 짚어드려요. 먼저 체액이 끈적한 노폐물로 변해 기 순환을 가로막는 담음(痰飮)이 있습니다. 다음으론 탁한 피가 정체되어 대사를 방해하는 어혈(瘀血)을 꼽아요. 마지막은 비허(脾虛)인데, 소화기 기운이 약해져서 영양분을 에너지로 못 바꾸고 쓰레기인 지방만 쌓아두는 상태를 말합니다. 몸속이 노폐물로 꽉 막혔으니 남들처럼 운동해도 효과가 안 날 수밖에요. 하수구가 막혔는데 물만 들이붓는다고 해결되겠습니까? 고도비만이라면 무작정 굶지 마세요. 막힌 순환부터 뚫고 염증 수치를 낮추는 게 먼저입니다. 몸의 매듭을 풀어줘야 비로소 살이 빠지기 시작할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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