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 물만 마셔도 살이 찌는 것 같아요. 남들처럼 먹는데 저만 왜 유독 살이 잘 안 빠지는 걸까요?
백록담한의원
최연승 대표원장
우리 몸은 사실 단순한 칼로리 계산기가 아니랍니다. 소화력이 예전만 못하면 영양소가 에너지로 안 가고 노폐물인 담음(痰飮)으로 변하기 쉬워요. 이게 기운의 흐름을 꽉 막으면서 살이 잘 찌는 체질을 만드는 거죠. 단순히 굶는 게 답이 아니라 내 몸의 대사 스위치가 왜 꺼졌는지 원인을 찾아야 해요. 비장 기능이 약해진 비허(脾虛) 상태에선 억울하게도 굶어봐야 몸만 붓고 살이 차오르기 마련입니다.
📝 상세 답변
저도 예전에 다이어트를 하며 '왜 나만 이럴까' 싶어 어지러웠던 적이 참 많았습니다. 직접 시행착오를 겪으며 고생해 보니, 결국 우리 몸속 ‘순환 사이클’이 고장 난 것이 근본 원인이었습니다.
서양의학에서는 이를 기초대사량 저하나 호르몬 불균형으로 설명하곤 하지만, 한의학에서는 조금 더 뿌리에 있는 비허(脾虛)에 주목합니다. 비허는 비장, 즉 소화기 기능이 허약해진 상태를 말합니다. 이 기능이 떨어지면 섭취한 음식을 에너지로 온전히 전환하지 못하게 됩니다.
그 과정에서 몸에는 악순환이 생깁니다. 에너지로 쓰이지 못한 찌꺼기가 몸속에 남으면 담음(痰飮)이라는 노폐물이 됩니다. 이 담음이 혈액과 기운이 흐르는 통로를 막아 기체(氣滯) 상태를 유발하고, 순환이 막히면서 몸이 붓고 그 부기가 그대로 살로 굳어지는 것입니다.
특히 30대 이상의 직장인분들은 스트레스로 간 기운이 뭉쳐 소화기를 압박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를 간비불화(肝脾不和)라고 하는데, 진료실에서 뵙는 환자분들 중 이런 사례가 매우 많아 깊이 공감하게 됩니다.
무조건 굶는다고 해서 살이 빠지지는 않습니다. 내 몸에 쌓인 담음과 어혈(瘀血, 죽은 피나 탁한 피)을 먼저 걷어낸 뒤, 약해진 비장 기능을 다시 살려야 합니다. 그래야 물만 마셔도 붓는 체질에서 벗어나 건강하게 다이어트에 성공할 수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