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 원장님, 인바디 검사하면 나오는 복부비만율 0.8이라는 수치가 정확히 뭔지, 이게 왜 다이어트에서 중요한 건지 궁금해요.
백록담한의원
최연승 대표원장
허리둘레를 엉덩이둘레로 나눈 복부비만율(WHR)이 0.8을 넘기면 내장지방이 가득 쌓였다는 신호예요. 뱃살이 과하게 몰리면 인슐린 저항성이 생기면서 대사 효율이 뚝 떨어집니다. 몸이 지방을 태우기보다 자꾸 저장만 하려는 체질로 변해버리는 거죠. 한의학에서는 이를 노폐물이 뭉친 담음(痰飮)이 장기에 끼어 순환을 방해하는 상태로 진단합니다. 단순히 몸무게 숫자만 줄인다고 해결될 문제가 아니니 참 답답하실 거예요.
📝 상세 답변
저 또한 예전에 바지 위로 뱃살이 살짝 얹히던 시절이 있었기에, 0.8이라는 숫자가 주는 당혹감을 잘 알고 있습니다. 저 역시 여러 시행착오를 겪고 나서야 그 이유를 깨달았습니다.
복부비만율 0.8이 중요한 이유는 우리 몸의 '대사 엔진' 상태를 그대로 보여주기 때문입니다. 서양의학 관점에서 허리 주변의 내장지방은 단순한 지방 덩어리가 아닙니다. 여기서 배출되는 염증 물질들이 인슐린의 정상적인 작용을 방해하게 됩니다. 인슐린이 제 기능을 못 하면 혈당 조절이 어려워지고, 몸은 들어오는 영양분을 계속 지방으로 쌓으려는 성질을 갖게 됩니다.
한의학에서는 이 과정을 비허(脾虛)와 담음(痰飮)으로 설명합니다. 소화와 대사를 담당하는 비장의 기운이 약해지는 비허(脾虛) 상태가 되면, 몸은 영양분을 에너지로 충분히 쓰지 못하고 찌꺼기를 남깁니다. 이 찌꺼기가 끈적하게 뭉친 것이 바로 담음(痰飮)이며, 주로 복부에 자리 잡게 됩니다.
여기에 기혈 순환까지 정체되면 어혈(瘀血, 죽은 피나 탁한 혈액)이 엉키면서 뱃살이 더 단단해지고 잘 빠지지 않는 체질이 됩니다. 마치 고속도로 한복판에 사고 차량이 서 있어 뒤쪽 길이 모두 막혀버린 상황과 같습니다.
결국 0.8이라는 숫자는 현재 내 몸의 순환로가 꽉 막혔다는 일종의 경고등입니다. 무작정 굶는다고 해서 이 정체가 저절로 풀리지는 않습니다. 오히려 비장의 기능을 돋우고 담음을 배출해 순환로를 먼저 뚫어주는 과정이 필요합니다. 그래야 적게 먹고 많이 움직이는 노력이 비로소 효과를 거둘 수 있습니다. 혼자 고민하며 시간을 보내기보다, 내 몸의 엔진 상태를 정확히 진단하는 것부터 시작해 보시기 바랍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