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산 후 예전 몸으로 돌아가는 게 왜 이렇게 힘든가요? 임신 때 체중이 많이 늘면 다이어트가 더 어려워지는 이유가 궁금해요.
임신 중 체중이 갑자기 불어나는 건 단순히 지방이 붙는 걸 넘어 대사 시스템 자체가 바뀌는 신호예요. 살이 과하게 찌면 인슐린 저항성이 높아지면서 에너지를 자꾸 지방으로만 가두려 하거든요. 한의학적으로는 기혈(氣血)이 허해진 틈을 타 몸속에 노폐물이 쌓인 탓이라 봅니다. 이렇게 순환 기능이 뚝 떨어지면 예전만큼 노력해도 살이 도통 안 빠지는 체질로 변해버리기 마련입니다.
안녕하세요, 백록담한의원 최연승이에요. 상담하다 보면 "애 낳기 전엔 조금만 굶어도 쑥 빠졌는데 이젠 물만 마셔도 부어요" 하시는 분들이 참 많더라고요. 그럴 때면 저도 남 일 같지가 않아 마음이 쓰여요. 저 역시 예전에 몸의 원리를 무시하고 무작정 덤볐다가 고생 깨나 해봐서 그 막막한 기분 잘 압니다. (정말 어질어질했죠...)
서양의학에선 임신 중 몸무게가 과하게 늘면 세포가 인슐린에 무뎌지는 '인슐린 저항성'이 생긴다고 봐요. 이렇게 되면 출산 후에 아무리 애를 써도 몸이 에너지를 태우기보다 자꾸 저장하는 모드에 머무르게 됩니다. 연비 엉망인 차처럼 몸이 바뀐 셈이에요.
한의학에선 이 현상을 세 단계로 설명합니다. 먼저 출산 과정에서 '어혈(瘀血)'이 생겨요. 혈액순환이 정체되어 생긴 일종의 찌꺼기인데, 이게 기의 흐름을 떡하니 가로막거든요. 그 뒤엔 소화와 대사를 맡는 기능이 약해지는 '비허(脾虛)' 상태로 이어지기 마련이죠. 비장 기운이 없으니 먹은 영양분이 에너지로 못 가고 '담음(痰飮)'이라는 끈적한 노폐물로 변해 몸 구석구석 쌓이는 거예요.
결국 '어혈 → 비허 → 담음'으로 이어지는 연결고리가 몸을 붓게 하고 살을 단단하게 굳힙니다. 이럴 때 무작정 굶으면 오히려 독이에요. 안 그래도 약해진 비장 기능을 더 망가뜨리는 꼴이거든요. 일단 노폐물부터 비워내고 잠든 순환 스위치를 다시 켜주어야 합니다. 혼자 끙끙 앓으며 스트레스받지 마시고, 흐트러진 대사 체계를 바로잡는 일부터 함께 시작해 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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