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록담한의원

편의점에서 파는 다이어트 도시락이나 샐러드를 자주 먹는데, 왜 생각보다 살이 잘 안 빠지는 걸까요?

편의점 다이어트 식품들은 사실 칼로리만 쏙 뺀 가공품에 가까워요. 먹기 편한 대신 식이섬유는 턱없이 부족하고 나트륨이나 첨가물은 잔뜩 들어가기 마련이죠. (A) 정제된 영양소는 흡수가 워낙 빨라 인슐린을 과하게 자극하고 (B) 이 과정에서 체지방은 쌓이기 쉬워지며 (C) 기초대사량까지 뚝 떨어뜨리는 악순환을 만듭니다. 한의학에서는 이를 비허(脾虛, 비장 기능 저하)라 보는데 노폐물이 자꾸 고이는 체질로 변하게 됩니다.

저도 진료가 몰릴 땐 편의점에서 대충 때우곤 하는데 다 먹고 나면 속이 더부룩하고 금세 기운이 빠져서 어질어질하더라고요. 편의점 다이어트 식품은 수치상 칼로리는 낮아도 고도로 가공된 형태라는 사실이 발목을 잡습니다. 서양의학 관점에서 보면 정제 탄수화물과 인공 감미료가 인슐린 저항성을 높여서 몸이 지방을 태우기는커녕 저장하는 체질로 바꿔버리거든요. 한의학에서는 이런 현상을 비허(脾虛)라 불러요. 소화기인 비장 기운이 약해지면 들어온 음식을 깨끗한 에너지로 바꾸지 못합니다. 대신 담음(痰飮)이라는 끈적한 노폐물을 만들어내고 말죠. 이 담음이 몸속에 정체되면 신진대사가 급격히 느려지면서 '물만 마셔도 부어버리는' 억울한 상황이 벌어지기도 합니다. 특히 차가운 샐러드나 냉장 도시락만 드시면 복부가 냉해져 혈류가 정체되는 어혈(瘀血)이 생기기 쉬워요. 기운의 흐름이 꽉 막히면 살은 더 안 빠지는 악순환에 빠지기 마련입니다. 무엇을 덜 먹을까 고민하기에 앞서 내 몸의 소화 엔진이 담음을 만들지 않게끔 따뜻하게 보하고 기능을 회복시켜야 하는 이유가 여기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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