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가 눈을 자꾸 깜빡이면 틱인가요?
아이가 눈을 자꾸 깜빡이면 틱부터 떠오릅니다. 하지만 깜빡임만으로 틱이라고 정할 수는 없습니다. 눈이 가렵거나 따가워서 깜빡이는 경우도 있고, 반복되는 깜빡임이 운동 틱의 한 모습인 경우도 있습니다.
저는 먼저 “눈꺼풀이 작게 파르르 떨리나요, 아니면 눈을 감았다 뜨는 동작이 반복되나요?”라고 묻습니다. 보호자가 같은 ‘눈떨림’이라는 말로 설명해도 실제 움직임은 다를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다음에는 눈의 불편감이 있는지, 눈 외의 움직임이나 소리도 나타나는지 확인합니다.
눈이 빨갛거나 아프고, 눈곱·가려움·시야 불편이 동반되면 눈 자체의 문제를 먼저 살펴야 합니다. 눈을 자주 깜빡인다는 이유로 안과적인 확인을 건너뛰지는 않습니다.
눈이 불편해서 깜빡이는 경우가 있습니다
속눈썹이나 눈 표면의 자극, 알레르기, 안경이 필요한 굴절 문제, 사시 등도 잦은 깜빡임의 원인이 될 수 있습니다. 미국소아안과사시학회도 아이의 과도한 깜빡임을 볼 때 이런 눈의 문제와 틱을 함께 구분하도록 설명합니다.[1]
아이가 눈을 비비거나 “모래가 들어간 것 같다”고 말하는지, 가까운 것을 볼 때 눈을 찡그리는지도 알려주세요. 눈 깜빡임이 시작된 시점과 눈의 불편감이 시작된 시점이 비슷한지도 진료에 도움이 됩니다. 그렇다고 집에서 원인을 하나로 결정할 필요는 없습니다.
통증이 심하거나 갑자기 잘 보이지 않는다면 예약된 틱 상담을 기다리기보다 신속히 안과 평가를 받는 편이 좋습니다.
파르르 떨리는 것과 반복해서 감는 것은 다릅니다
눈꺼풀의 일부가 잔물결처럼 작게 떨리는 현상은 눈꺼풀 근육의 미세한 떨림일 수 있습니다. 반면 눈을 세게 감기, 눈을 굴리기처럼 일정한 동작이 되풀이되면 운동 틱도 살펴봅니다. 이 차이는 관찰의 출발점이지, 보호자가 진단하는 기준은 아닙니다.[2,3]
저는 깜빡임 횟수만 세기보다 움직임의 모양이 어떻게 달라지는지 묻습니다. 얼굴을 찡그리거나 어깨를 들썩이는 동작이 생겼는지, 헛기침이나 짧은 소리가 반복되는지도 중요합니다. 눈만 보아서는 다른 증상을 놓칠 수 있습니다.
틱에는 움직이기 전 불편한 느낌이나 충동이 있고, 잠깐 참을 수 있는 경우도 있습니다. 다만 아이가 그 느낌을 설명하지 못한다고 틱을 배제할 수는 없습니다. 잠시 멈췄다는 사실도 ‘일부러 하는 버릇’의 증거는 아닙니다.[3]
“하지 마”를 반복하기 전에 확인할 것
깜빡일 때마다 지적하면 아이도 자신의 눈 움직임을 계속 의식하게 됩니다. 틱이 의심될 때는 증상마다 훈계하기보다 평소처럼 대하면서, 진료에서 필요한 정보를 차분히 정리하는 편이 좋습니다.[4]
언제 시작됐는지, 눈의 불편감이 있는지, 다른 움직임이나 소리가 있는지, 잠과 일상생활에 어떤 어려움이 생겼는지를 적어 오세요. 진료실에서 증상이 잘 보이지 않는다면 자연스럽게 나타나는 장면을 짧게 촬영해 보여줄 수 있습니다. 영상을 얻으려고 아이에게 증상을 반복해 보라고 시킬 필요는 없습니다.
특히 아이가 움직임 때문에 아프거나, 수업과 친구 관계에서 어려움을 겪거나, 스스로 많이 괴로워한다면 횟수와 관계없이 상담할 이유가 됩니다. 진단을 위해 경과를 살피는 것과, 불편한 아이를 그대로 기다리게 하는 것은 다른 일입니다.
한의학에서는 무엇을 함께 볼까요?
전통 의서에는 눈을 잇달아 깜빡이는 모습을 ‘목연찰〔目連札〕’이라고 적은 대목이 있습니다. 다만 그 짧은 기록만으로 오늘의 틱장애와 같다고 확정할 수는 없습니다.
한의학에서 반복 움직임을 설명할 때 풍〔風〕이라는 말을 쓰지만, ‘풍이니 같은 약을 쓴다’고 결정하지는 않습니다. 틱의 양상을 확인한 뒤 잠과 긴장, 식욕과 소화처럼 함께 달라지는 조건을 살피고 치료 방향을 판단합니다. 최근 중의학 문헌도 풍·담뿐 아니라 비의 기능과 허약 등의 관점을 함께 다룹니다.[5] 이런 분류가 곧 특정 처방의 효과를 보장하는 것은 아닙니다.
저는 눈의 움직임과 아이가 하루를 보내는 어려움을 나눠서 묻습니다. 눈의 불편감을 먼저 해결해야 할 수도 있고, 틱에 대한 평가와 행동치료 등의 선택을 논의해야 할 수도 있습니다. 아이의 깜빡임을 보면, 먼저 어떤 움직임인지 확인해 주세요. 잠깐 멈출 수 있는지 시험하는 것보다 그 정보가 다음 판단에 더 도움이 됩니다.
틱의 진료 과정과 생활의 어려움에 대한 설명은 백록담 틱장애 진료 안내에서도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