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록담한의원

산후조리원 동기들은 다들 아이가 예뻐서 어쩔 줄 모르겠다는 글을 올리는데, 저만 아이 울음소리가 공포 영화처럼 들려요. 지금 이 시기를 놓치면 제가 영영 아이를 사랑하지 못하는 차가운 엄마로 굳어버릴까 봐 그게 제일 두려워요. 정말 예전의 밝았던 제 모습으로 돌아갈 수 있을까요?

현재 느끼는 무감각은 뇌와 몸의 일시적인 방어 기제일 뿐이며, 기혈이 회복되면 모성애는 자연스럽게 되살아납니다.

30대 초반의 완벽주의 성향을 가진 산모님들일수록 '준비되지 않은 엄마'라는 생각에 더 깊은 수렁에 빠지곤 합니다.

하지만 지금 아이가 예뻐 보이지 않는 건 사랑이 없어서가 아니라, 산모님의 뇌가 너무 지쳐서 감정을 느낄 여력조차 차단해버린 상태이기 때문입니다.

한의학에서는 이를 피가 부족해 마음이 쉴 곳을 잃은 상태로 봅니다.

부족한 혈을 보충하고 심장을 안정시키면, 안개가 걷히듯 아이의 얼굴이 예쁘게 보이는 순간이 반드시 옵니다.

이건 성격이 변한 게 아니라 잠시 몸이 아픈 것뿐이니, 치료를 통해 본래의 밝은 모습을 충분히 되찾으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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